세균의 존재를 믿으십니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병균의 존재를 믿는지 묻고 싶다. 당연히 굉장히 생뚱맞은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musiki가 감명깊게 보고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영화 중에 12몽키스라는 영화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중 꽤 비중있는 인물로 제프리라는 정신병자가 등장한다. 하나도 놓칠 것 없는 주옥같은(발음 조심하자) 명대사들이 나온다.
이럴수가... 제프리 역은 브레드 피트였다
중세시대만 해도 세균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세균은 기원전 35억년전부터 존재했을 터이지만 적어도 인간들의 생각속에 세균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후크에 의해 현미경이 개발되고 레벤후크에 의해 세균의 개념이 처음 잡힐 때만 해도 솔직히 그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 제대로 된 현미경이 개발되고 미생물에 대해 연구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그로부터 2세기 후 파스퇴르에 의해서였다.
후크의 현미경
그리고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는 세균에 대해 교과서에서, 과학책에서 TV에서 세뇌되고 있을 뿐 실제로 세균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 시점에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현미경을 살 수 있고 세균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는 바보(혹은 천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제프리는 식당에서 햄버거를 주문했고 식당 점원은 햄버거를 땅에 떨어뜨렸지만 그것을 툭 털어 다시 손님에게 가져다 주었다고 했다. 병균이 있으면 어떡하냐는 제프리의 말에 점원은
살균제나 비누 팔아먹으려고 지어낸 얘기
정도로 치부하며 괜찮다고 먹으라 한다. 아마 안봐도 뻔한게 제프리는 그장면에서 흥분해 날뛰다가 정신병원에 감금되었을 것이다. musiki는 도무지 어느쪽이 미친건지 분간이 잘 안가지만 분명한건 정신병원에 감금된 것은 제프리이다.
거의 모든 한국인은 세균의 존재 정도는 충분히 인지할 만큼 과학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 musiki가 보기에는 오히려 과다할 정도의 위생관념으로 인해 도리어 우리의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는 처지는 뒷전으로 치더라도 (차후에 기회가 되면 다룰 생각이다) 과학적으로 이미 밝혀진 사실들, 과학에 대해 중고교 수준의 교육만 충실히 이수했다 해도 생활에 필요한 내용 이상의 어지간한 과학적 지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 사고방식만은 전혀 습득할 기회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사실관계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지배당한다. 과학적으로 아무리 아마추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상식만 있으면 사실여하를 명백하게 가려낼 수 있는 문제라 하더라도 정치적 논리에 의해 사실은 은폐되어지고 입막음되어진다. 특히 익명성이 요구되는 인터넷 여론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나 걸리는 기작 자체가 그렇게 명백하지 않은데 그렇다면 일반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과학자들의 말이라 해서 100%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짜피 알려진 사실이 한정되어 있는데 누굴 믿어야 할까?
이런 경우 사실을 말하는 경우보다는 거짓말장이가 신뢰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을 말하는 사람은 알려진 일부만을 말한다. 반면에 거짓말장이들은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자신들이 그럴듯하게 지어내서 말한다. 대중들은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쪽을 선호하지 우유부단한 쪽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반대로 정치논리에 오히려 반해 은폐되어지고 입막음되어지는 경우도 있다. 과학적 사실들이 오히려 정치인들이 쉽게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 지어낸 얘기인 것 처럼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음모이론을 잘 보라) 광우병에 관련한 얘기들은 과학적 사실들을 아무리 이야기해줘도 대중들은 정권의 나팔수들이 지어낸 얘기라고 생각할 뿐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중들이 내용 자체를 이해할 능력이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뇌에 구멍이 뚫린다라...
어짜피 과학적 사고방식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한 일반인이라면 과학적인 사실여하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여야 할까? musiki에게는 상당히 딜레마로 남아있다.
결국 대중들에 있어 과학적 사실에 대한 판단여하라는 것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이고 객관적 판단에 의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과학적 사실 마저도 그들 나름의 주관적 판단에 의지하거나 혹은 나름 객관적 판단이라 할지라도 결국 "사실"에 관련된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그럴 듯하게 말하느냐"는 언어적요소, "어느쪽에 많은 사람이 쏠리느냐"는 정치적 요소에 좌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뒤 다 잘라먹고 결론만 말하자면
어느날 드립따 말잘하는 궤변론가가 인터넷에 나타나서 세균이 없다고 주장 잘한다면 어느새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균이 없다고 믿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이것을 믿는 그 사람의 세계에서만은 세균이 없는 것이다.
놀랍게도 정부가 마음먹고 국민들을 세뇌시키고자 작정한다면 국민들은 충분히 세뇌당할 수 있는 인터넷 공안정국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작전의 시발점은 굳이 말하자면 DJ정권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정부는 굳이 힘으로 국민들을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 인터넷 여론만 잘 주무른다면 국민들은 스스로 알아서 "주도적으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만에 하나 계획된 것이라면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반면에 아무리 정권을 잡아도 현 정권처럼 인터넷 여론을 지배하는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그 정권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사이버 민주주의
사이비 민주주의의 힘이다.
얘기가 산으로 갔는데 사실 이러한 정치적 문제는 어찌됐건 상관없는 말이다마는...
어찌하여 과학적 사실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 되게 되었는지... 얼마나 과학교육이 잘못 진행되었길래 한국사회는 이렇게 된 것인가. 황토에 철이 들었다고 분노하는 소비자 고등어에 기생충(-_-)이 들었다고 분노하는 소비자 등의 예는 우스갯거리로 들리겠지만 이젠 딴에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어쩌다 글이 시덥잖게 길어져 버렸는지는 모르겠다마는... 어느때나 사실과 진실은 괴리가 있는 것 같다.이쯤되면 종교와 과학도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자신이 믿는것이 현실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