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tific World

원소와 원자- 일반화학

musiki 2012. 11. 15. 07:04

고대의 학자들 역시 물질을 잘게 쪼개고 또 쪼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까지 쪼개보면 과연 무엇이 나올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당연히 그당시에는 "과학"이라는 개념조차 없었고  고대 학자들은 실험/관측에 의한 별도의 증거 없이 단순히 자신들의 "영감"에 의존해 철학적 사고를 통한 자연과학 모델을 세웠다.
 
BC.6세기경 탈레스는 물로 모든 물질을 만들수 있다는 1원소설을 세웠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물이라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전 우주에서 물로 구성되어진 물질은 0.0001%도 안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까지는 제법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였다. 동양에서는 그동안 음양설이 자리잡았는데 음과 양은 물질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적용되는 기본적 성질일 뿐 어떤 물질의 구성요소라 보기는 어렵다. 1원소라 하더라도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음과 양의 기질이 영향을 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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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면 이분은 절대신?

아낙시메스는 물을 끓이면 공기가 된다는 점에서 물이 공기의 일종에 불과하고 공기만이 진정한 원소임을 주장했고 유명한 헤라클레이토스는 물을 끓이는데 불이 들어가니 불이 기본원소라고 주장할만도 했다. 아무리 싸워도 답이 안나오자 엠페도클래스는 물/불/흙/공기를 아예 다 별개의 원소로 쪼개기로 했고 4원소설은 다분히 정치적(?) 이유로 -각 이론간에 싸우지 말고 합치자 이거지- 주창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탄생한 4원소설은 생각보다 오랜기간동안 -거의 2000년 이상 서구의 과학을 주도하게 되었다.
 
여기에 위대한 아리스토텔레스-하지만 정작 과학적 업적은?- 께서는 엠페도클래스의 4원소설을 강력히 지지하였고 단, 제 5원소, 달을 구성하는 다섯번째 원소가 있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놀랍게도 전국시대 동양철학에는 오행사상이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우연의 일치였을지 아니면 사고의 일치를 이룰 자연상의 어떠한 사유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나, 물/불/흙 까지의 원소는 일치했던데다가 "금속" 과 "나무"를 추가했다는 점이 다르다. 5원소설과 5행설의 공통점은 그다지 없지만 딱히 특별한 근거없는 사유를 통해 동시에 5가지 원소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신비감을 감출 수 없다.
 
그럼에도 결국 음양이나 오행의 이치는 근본원소를 의미하기보다는 사물의 로테이션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며 사실 5원소라는 숫자를 제외하고는 양자간의 공통점을 찾기란 솔직히 여간 힘든것이 아니다. 5원소설 역시 근본은 4원소설이기 때문에 19세기말 정작 서양의 학문이 동양에 다시 유입될 당시 4행설이라는 명칭으로 유입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4원소설과 5행설의 연계점을 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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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원소는 여기에 있다.
 
원소와 원소를 믹싱하거나 상태간에 변형을 지속하다보면 결국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재창조해낼 수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을 기본삼아 최고의 완벽한 물질(?) "금"을 제작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연금술사들을 통해 제시되었으나 결국 그들이 얻은 것은 유독물질 중독 등이 아니면 때론 오컬트 매지션이나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기 일쑤였다.
 
당시에 사람들이 생각했던 원소는 최소단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쪼개고 또 쪼개다보면 결국 모두 사라지는 "無" 의 상태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물질을 무한히 쪼갠다고 해서 순수한 원소를 얻을수는 없는 것이었다. 무한히 작은 원소가 있다는 것은 무한히 작은 혼합물이 존재한다는 의미 또한 되기 때문이다. 혼합물은 원소로 쪼개지기 전에 너무 작게 분쇄되어 사라질 수도 있다.
 
이에 반기를 들었던 것이 어쩌면 돌턴의 원자가설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원자론이야 말로 어쩌면 -단순히 언어적으로- 양자론의 시초라고 생각한다. 물질에 최소단위가 있다는 것, 에너지에 최소단위가 있다는 양자론과 어쩌면 특별히 다를 바 없는 인류 최대의 업적이며 리처드 파인만은 인류가 멸망하여 후대에 자연적으로 발생할 지 모르는 문명을 위해 단 한가지 과학 법칙을 남긴다면 바로 원자론을 남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연히 그당시만 해도 원자 크기를 눈으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간접적이고 한정된 정보만으로 이러한 결론을 유추해야만 했는데 , 굳이 그당시를 논하지 않더라도 원자를 눈으로 보는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불가능하다. 원자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또다시 논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그당시나 지금이나 결국 원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결국 간접적 증거만을 통해 유추할 수 밖에 없는데, 어쨌거나 그런 한정된 증거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원자론의 도래는 위대한 과학적 업적이라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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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이라 해도 원자의 모습을 유추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돌턴의 원자론이 발생한지 1-2세기만에 결국 물이라는 원소가 있다고, 불이라는 원소가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원소가설은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고 물은 수소와 산소라는 원자의 결합이며, 불은 산소와 다른 원소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플라즈마이며 방출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흙은 대체로 실리콘 철 알루미늄들과 산소의 결합물들이며 공기는 여러가지 기체분자의 혼합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 우리 인류는 돌턴이 제안한 원자가설이 상당히 한정된 형태의 물질에 한해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대부분의 원자는 쉽게 쪼개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기로 쪼개지기 힘든 것은 원자"핵"이지 원자를 이루는 전자들은 의외로 쉽게 원자로부터 분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레니우스가 이런 이온화에 대한 이론을 처음 제안했을 당시만 해도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개념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돌턴의 원자가설은 전 우주의 1% 정도를 이루고 있는 non-plasma matterial 에 한해 성립하며 그나마도 일부 방사성 동위원소의 경우 자연적으로 붕괴해 다른 원소로 변하기도 한다. 결국 원소도 원자도 물질의 최소단위라 하기는 곤란했고 과학자들은 전자 양성자 중성자와 같은 소립자(Subatomic Particle)를 도입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