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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i의 중학 과학 특강 - 빛 [2]

musiki 2014. 5. 26. 22:14

직진하는 빛을 눈으로 본다는 것

 

앞에서 빛은 파동(wave)이지만 이상한 성질을 가진 파동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빛은 밀도가 적어 0에 가까운 진공중에서 가장 빠르고 밀도가 높은 물질에서는 대체로 느려진다. 파동은 밀도가 높은 고체에서 가장 빠르고 밀도가 낮은 기체 등에서 가장 느리며 매질의 밀도가 너무 낮아 0에 가깝게 되면 파동은 아예 풀려버려 전파되지조차 않는다. 그렇지만 파동과의 공통점 역시 많이 존재한다.

 





일단 빛이 들어와야 보건 말건 할 것 아닌가

 

우선 빛은 직진한다는 점이다. 파동도 일단 직진한다. 우리 눈으로 뭔가를 본다는 것, 혹은 카메라로 뭔가를 찍는다는 것은 눈이나 렌즈 안으로 빛이 들어와야만 가능하다. 만약 빛이 단순히 직진만 한다면 직사광선(Direc light)이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눈과 광원(Light source)이 일직선이 아니면 그 빛은 내 눈에 전혀 안 들어올거라는 얘기다. 햇빛을 직접 쳐다보지 않는다면 햇빛을 볼 수 없다는 얘긴데? 그런데 빛은 반사와 회절 등의 운동도 한다. 그래서 우리 눈으로 여러가지 물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파동도 마찬가지이다. 소리는 반사와 회절 등을 통해서 코너 돌아서 나온 소리일지라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돌고 돌아서 눈과 귀로 들어온다

 

빛의 반사 법칙

 

파동이 어딘가에 부딛혀 반사(Reflection)할 경우 스넬(Willebroad Snell)이라는 양반이 발견해낸 스넬의 법칙(Snell's law)을 만족한다.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는 단순한 법칙이면서 당구공에 있어서의 탄성충돌(Elastic Collision) 의 법칙과 동일하다. 파동은 마치 벽에 부딛히는 둥근 당구공과도 성질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 만약 여러분이 현재 "입자(Particle)"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지금 알고 있다면 이러한 사소한 점에서 파동과 입자가 한가지 동일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Snell의 반사(Reflection)와 굴절(Refraction)의 법칙

 

그런데 반사만으로 우리 눈에 물질이 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난반사(Diffuse Reflection)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물질의 표면은 생각보다 평평하지 않고 거끌거끌한 표면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부딛히는 위치에 따라 입사각이 마구 달라진다. 입사각이 달라지면 반사각도 달라진다. snell의 법칙이 입사각=반사각 이라는 법칙이었잖아. 그래서 정확한 입사각으로 들어오지 않은 빛도 난반사라는 현상을 통해 내 눈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 물질에 따라 파장에 따라 반사율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 눈에 붉은 색으로 비취는 물체는 붉은 계열의 빛을 잘 반사하고 그 외의 빛은 흡수되는 경향이 큰 것이다. 난반사를 통해 우리 눈에 보이는 물체의 색깔 역시 결정된다고 할 수 있겠다.

 


정반사와 난반사

 

앞에도 지적했듯 내 얼굴앞을 스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빛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왜냐 그 빛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오른쪽으로 지나갔기 때문이다. 붉은 색 레이저를 켜도 그 경로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우리는 지나가는 빛을 눈으로 볼 수 없다. 지나가는 태양빛을 눈으로 볼 수 있을까? 우주공간에서는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나 지구 수성 달 등에 난반사된 빛이 아니라면 단지 내 앞을 지나가기만 하는 태양빛은 눈으로 전혀 볼 수 없다. 그래서 우주공간은 밤이고 낮이고간에 깜깜한 것이다. 가끔 출제되는 문제중에 만약 달이 은영전에 나오는 이젤론 요새처럼 생겨가지고 깨끗한 거울처럼 정반사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달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광원이 아무리 밝아도 빛을 반사할 배경이 없으면 어두컴컴해 보일 뿐이다.

 

그런데, 지구상에서는 낮에 하늘 가득한 햇빛을 볼 수 있다. 녹색이나 푸른 레이저는 간혹 진행경로가 눈에 보이기도 한다. 이게 대체 어떻게 가능할까? 공기중의 공기분자나 먼지, 안개 등에 빛이 충돌해서 난반사한 것이 내 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를 공기중의 산란현상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공기분자는 푸른 빛을 산란시켜 푸르게 보이게 된다. 저녁에는 햇빛이 공기를 길게 통과하기 때문에 이런 푸른 빛이 다 산란되고 남은 찌꺼기인 붉은 빛만 남게 된다. 이를 우리는 노을(Red sky) 이라고 부른다. 진행하는 붉은 레이저 빛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러한 산란하기 좋은 분자를 공기중에 많이 뿌리면 된다. 분필가루를 공기중에 퍼뜨리면 빛의 진행경로를 잘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실험을 너무 자주 하면 진폐증에 걸릴지도 모른다. 하여간 공연장 등에는 이러한 조명효과를 위해서 일부러 안개를 뿌리곤 한다.

 


장난치지마라. 장님되는 수가 있다.

 

빛의 굴절은 속도의 차이 때문이다

 

빛은 진공에서 초속 30만Km로 가장 빠르고 공기중에서는 진공의 1/1.0027 의 속도를 가진다. 별 차이없네? 그런데 유리쯤 되면 대략 2/3의 속도를 가진다. 점점 느려진다. 그래서 굴절이라는 현상이 벌어진다. 앞서 말한 스넬의 법칙에 따르면 속도가 느려질수록 입사각보다 굴절각이 적어진다. 속도가 빨라지면? 굴절각이 더 커져버린다. 이때 모든 빛이 굴절하는 것은 아니다. 적은 양의 빛(유리의 경우 4%)이 프레넬 반사(Fresnel Reflection)라는 과정을 통해서 반사된다. 물이나 유리는 빛을 통과시키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의 프레넬 반사를 일으켜 물질이 비춰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희한한 물질이 있다. 메타물질이라는 물질에서는 굴절률이 음수가 되어버린다. 보통 물질에서 굴절각이 30도라면 메타물질에서는 굴절각이 -30도가 되어버리는 엽기적 현상이 벌어져 버린다. 이를 잘 활용하면 투명인간이 되는 것도 완전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빛의 굴절률은 빛의 주파수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사람은 완전하게 안보일지 몰라도 색상별로 굴절률이 달라 색수차가 번지는 것을 예방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일 것이다.

 


만약 빛이 이렇게 굴절되는 물질이 있다면?

 

만약 파동의 굴절각이 90도가 넘어버리면 굴절의 법칙에 위배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희한한 현상이 생긴다. 바로 전반사라는 현상이다. 굴절이 한계에 달하면 모든 빛을 반사해버리는 것이다. 유리섬유에 갇힌 빛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는 현상이나 DSLR에 사용되는 펜타프리즘을 이용한 빛의 반사, 물속에서 비스듬한 물 바깥쪽이 보이지 않는 경우 역시 전반사 현상에 의한 것이다. LCD의 백라이트 역시 전반사에 의해서 빛을 반사하게 된다.

 

DSLR에서는 전반사 프리즘을 통해 미리 볼 수 있다.

 

소리의 전반사 현상은 어떨까? 물 밖에서는 물속에서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 역시 소리의 전반사 현상에 의한 것이다. 반면에 물밖에서의 소음 진동은 물속에 무진장 잘 전해지며 속도도 빨라진다. 작은 공사소음이라도 물속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이다. 물고기들은 항만이나 방조제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 인간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