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인간의 장기를 대체할 장기 제공용 무균돼지의 개발과 두번째는 체세포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해 내 각가지 분화를 유도하는 연구이다.

1. 무균돼지

인간과 상대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기 위해서는 항원항체반응을 인간에 맞게 바꾸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한 돼지를 태어난 순간부터 바로 외부 항원과 격리시킨채로 길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돼지 특유의 항원항체반응이 길러지고 어떻게 되는지는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가장 핵심이 되는 항체반응만을 최대한 인간과 맞게 유전자를 조작하고 나머지는 저항억제제 등을 써서 저항을 최소화하면 되는데 저항억제에 대한 기술은 이미 역사가 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몸에 맞는 크기까지만 자라도록 생장에 관계된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 역시 핵심이다.

여기서 인간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 연구의 결과물은 결국 인간도 짐승도 아닌 반인반수의 이종접합물이 되는 셈인데 이러한 인간에 대한 철학적 정의가 어떻게 내려지며 또한 이것이 결과적으로 이런식으로 이종접합된 인간의 존엄성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우려이다. 진화론적 사고의 일반화로 인해 인간이 만물의 영장에서 포유류의 일종으로 격하된 것은 이미 오래 된 이야기에 불과하다.

2.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2.1. 줄기세포

줄기세포는 다들 알다시피 어떠한 조직세포로도 분화될 수 있는 중간단계의 세포이며 일단 성체 세포가 된 후에는 더이상 다른조직으로 분화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피부세포를 뜯어내어 장기에 이식한다 해도 이는 정상적으로 장기세포로 변형되어 동작하지 않는다. 성체에서는 이러한 줄기세포를 찾기 힘들지만 제대혈이나 (탯줄) 골수 등에는 이러한 줄기세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혈병 등의 치료방법으로 행해지는 골수이식 수술 등 역시 이러한 줄기세포 이식 연구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성체줄기세포는 분화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연유로 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고자 해왔으나 윤리적 난관에 부딛혀 그동안 연구가 중단되고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쪽이 오히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2.2. 배아세포

배아는 곧 수정체를 말한다. 이 배아라는 단어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혼동하는 듯 싶다. 배아는 곧 난자와 정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며 이는 즉, 인간 하나를 완성시킬 수 있다. 학계에서는 14일 이내의 배아는 인간으로 보지 않는 계층이 있으며 종교계에서는 수정되는 순간 하나의 인간으로 본다. 황우석 교수 역시 수정되는 순간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 견해에 동감하고 있다.

2.3. 배아줄기세포

배아를 성장시켜 이를 다른 세포위에서 키워 줄기세포로 분화시킨 세포를 말한다. 보통은 쥐의 세포위에서 배양시키는 연유로 FDA에서는 인체실험을 불허하나 황우석 교수팀은 인간세포 위에서 배양시키는 기술을 독점개발한 바 있으므로 인체실험이나 실용화에도 무리가 없다. 문제는 배아가 인간 하나라면 배아를 줄기세포로 분화시켜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인간과 다름없는 존재를 실험용으로 변형, 파괴시키거나 다른 인간의 몸속에 기생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윤리학계와 종교계의 우려이다. 그런 연유로 전세계 각국은 배아줄기세포의 연구를 살인행위와 동일한 것으로 여겨 불허하고 있는 것이국제적인 합의의 결과라 말할 수 있겠다.

2.3.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그러나 황우석 교수팀은 수정된 배아를 절대 사용하지 않고 난자에 체세포 핵을 임의로 집어넣은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할 뿐이다. 그런 연유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다소 교묘히 피해간 편에 가깝다 할 수 있겠다.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기본적으로 수정체와 똑같다. 실제로 이를 착상시키는데 성공할 경우 복제인간을 출산시키는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초창기에는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든 배아세포는 16셀 이상으로 분화하지 않고 유전자 이상이 나타나는 난관에 부딛혔던 것을 황우석 교수팀은 1/13 확률로 성공시켜내고 있다. 분화된 세포속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 것이 이 기술의 요약이라 할 수 있겠다.

2.4.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와 윤리적 문제

아까도 언급했듯이 황교수의 팀은 윤리적 문제와 무관하다기보다는 다소 교묘히 피해간 편에 가깝다 할 수 있겠다. 사실상 여기서 첫번째 문제는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도 수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지라도 결국 착상에 성공하면 인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결과론적으로 본질적으로 하나의 인간과 같다는 점이고 두번째 문제는 연구가 조금만 방향을 틀면 인간복제 연구로의 전환이 매우 쉽다는 점이다. 사실상 영장류 복제의 가장 큰 기술적 난관이 바로 앞에 언급한 16셀 이상 분화시 유전자 이상의 문제점이었는데 이를 해결해 낸 것이 이미 인간복제의 가능성을 수십년 이상 한번에 끌어올린 것이라 볼 수 있고 앞으로 실제 복제인간의 개발에는 수백년의 연구가 필요한 것을 그들은 수십년으로 끌어당길지 모르는 모멘텀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2.5. 성체줄기세포

그런 연유로 각 종교계에서는 성체줄기세포의 연구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미 이쪽분야는 연구단계가 아니라 실용화 단계에 와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황우석 교수나 그 팀은 이쪽이 아예 전공이 아니다. 이미 늦어버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고, 워낙 유전자 조작이나 체세포 복제가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제일이다보니 (심지어는 앞에 말한 무균돼지마저 무균실에서 실어오는게 힘들자 복제해서 가지고왔다.) 마침 영장류 체세포의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교수팀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에 불과하다. 이 복제된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분화시켜 연구에 사용하면 첫번째로 수정체가 사람인가 아닌가에 대한 까다로운 윤리적 문제를 교묘히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고, 둘째로 분화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제로 황교수팀은 앞에서 지적한 기술적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자기세포에서 추출한 핵을 남의 난자에 넣어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을 마련했기 때문에 황교수팀의 연구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성체줄기세포는 한계가 있다. 몇가지 세포로밖에 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배아줄기세포는 어디로든지 분화한다. 결국 여기까지 기틀을 마련해놓은 황우석 교수팀이 모든것을 포기하고 성체줄기세포의 연구로 방향을 선회하게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면 된다.

2.6. 난자 제공과정에서의 윤리적 문제

앞에서 제기한 문제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인데 반해 이것은 소소한 것에 불과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바로 연구용 난자제공자들에 대한 문제이다. 생명과학 연구의 국제 윤리지침은 연구에 직접 참여하는 여성의 난자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로부터 난자 제공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이는 아주 당연한 일이다. 호르몬제를 포함한 과배란제는 당연히 여성의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3. 윤리적 문제들.

3.1.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들어진 배아세포는 인간인가.

결국 문제는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들어진 배아세포가 하나의 인간과 동등한가 아닌가에 문제가 달려있다. 14일이 지나지 않은 미성숙 수정체를 인간으로 보느냐 아니냐부터가 논란의 대상인데 14일 당장 만들어져 1셀 에 불과한 세포가 인간이냐.. 그것도 인간의 체세포로부터 복제했을 뿐인 세포가 인간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 라는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심지어 3개월이 지난 아이도 가차없이 싹둑싹둑 잘라 내다버리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하는 우리네 문화에서 이정도로 배아를 소중히 여기는 정서가 과연 싹트겠느냐 하는 말이다. 한국인 특유의 실용적 정서에서 이러한 윤리적 문제가 씨알이 안먹히는게 당연하다. 간단히 정리를 하자면 황우석 교수의 의견은 당장 수정한 수정체도 인간으로 보는 보수적 견해이다. 그러나 체세포 복제를 통한 배아세포의 경우 인간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이 배아세포를 착상에 성공할 경우 복제인간은 탄생할 수 있다. 이 세포는 과연 과연 인간인가 연구용 세포에 불과한가.

3.2. 인간복제의 가능성은 과연 없는가.

물론 황교수팀은 인간복제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의료적 용도에서의 복제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이 상용화된다면 이 기술들이 공유되어 조만간 누구나 영장류의 체세포를 복제해 낼 수 있게 될 것이고 이것이 또다른 어떠한 유능한 팀에 의해 인간복제의 연구에 쓰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라헬리안 그룹같은 조직이 이러한 기술을 입수하게 되면 당연히 인간복제 연구에 이를 투입할 것이 자명하다. 황우석 교수 신드롬에 휩싸여서 열병을 앓고 있는 일부 네티즌들은 심지어 인간복제도 별것 아니라는 듯이 떠들어대지만 인간복제를 통해 공장에서 장기 대체용 인간이 찍어나오는 미래를 상상해 보라. 그들과 여러분이 어떻게 다른지 의심하게 될 것이다. 크리스트교 개혁파 교회들과 함께 자라온 천부인권사상과 민주정치의 기틀이 송두리째 도전받게 될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에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4. 결론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윤리적으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되어 있지도 않고 논란의 여지는 잔뜩 쌓여있기만 할 뿐 어떠한 종교도 윤리도 철학고 구체적인 답을 내려준 바 없는 문제이다. 일부 종교계의 지적은 거의 무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이쪽 과학 분야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가능한 사람이 해당 종교계에 존재하기는 할까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이니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종교에 대한 맹신에서 내용을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나 그 반대로 혹은 국수주의적인 도그마에서 왜곡된 애국심으로 한국인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무조건 칭송하고 반대되는 윤리적 의견을 모두 묵살해버리거나 비난하는 이러한  무리들의 집단정신병적인 증세들이다. 필자는 특정 종교계에서 반한다고 가르친다 해서 뚜렷한 주관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광신도들과 한국인의 업적이라고 인간의 존엄성과 직결되는 윤리적 목소리를 외면해버리고 황우석 신드롬에 빠져 허우적대는 또다른 형태의 광신도들의 행태를 우려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대하지만 전 인류를 담보로 놓아도 좋을만큼 위대하지는 않다.

Posted by musiki